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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빌리시 근교 루트 추천 (카즈베기,무츠헤타,보드베)

by heeya97 2025.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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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빌리시

트빌리시는 조지아의 수도인 도시입니다. 풍부한 역사적 장소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도시 경관, 다양한 온천과 맛집까지 즐길 수 있어 여행자들에게 아주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여행지입니다. 그러나 트빌리시의 진면목은 도시 외곽으로 시선을 돌릴 때 더욱 분명해집니다. 도시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설산과 계곡, 고대 유적과 수도원, 그리고 로맨틱한 마을 풍경이 어우러진 명소들이 펼쳐지며, 마치 중세 유럽과 성경 속 세상을 동시에 걷는 듯한 기분을 줍니다. 특히 카즈베기, 무츠헤타, 보드베는 각각 자연, 역사, 종교라는 테마로 트빌리시를 보완하는 대표 근교 루트입니다. 이 글에서는 각 지역의 대표 명소, 여행 꿀팁, 동선, 계절별 특징까지 상세하게 소개하여 여러분의 조지아 여행을 더욱 깊이 있고 특별하게 만들어드리겠습니다.

카즈베기: 설산 속의 절경, 카즈베기

카즈베기(Kazbegi), 정식 명칭 스테판츠민다(Stepantsminda)는 조지아 북부에 위치한 산악 마을로, 트빌리시에서 약 150km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해발 1,700m의 고지대에 위치한 이 마을은 웅장한 코카서스 산맥 아래 펼쳐지는 드라마틱한 자연 풍경으로 유명합니다. 특히 게르게티 성삼위일체 교회(Gergeti Trinity Church)는 조지아를 대표하는 엽서 속 풍경으로 손꼽히며, 여행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곳에서 사진을 남기고 싶어하는 명소입니다.

트빌리시에서 카즈베기까지는 차량으로 약 3~4시간 소요되며, 조지아 군용도로(Georgian Military Highway)를 따라 이동하게 됩니다. 이 도로 자체가 하나의 관광 루트로, 가는 길에 아나누리 요새, 즈힌발리 저수지, 러시아-조지아 우정기념비 등을 들를 수 있습니다. 특히 아나누리 요새는 카즈베기 가는 길목에 자리한 중세 시대 요새로, 그림처럼 아름다운 즈힌발리 호수와 어우러져 환상적인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장소입니다.

게르게티 성당은 차량 또는 하이킹으로 접근할 수 있는데, 여름철에는 도보로 올라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약 1시간 정도의 산행이 필요하지만,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그 모든 수고를 보상합니다. 성당 뒤로는 항상 눈을 뒤집어쓴 카즈베기 산(Mount Kazbek, 5,047m)이 위엄 있게 솟아 있어 마치 신의 영역에 들어선 듯한 느낌을 줍니다.

카즈베기에서는 단순한 당일치기보다는 1박을 추천드립니다. 현지 게스트하우스는 대부분 가족이 운영하며, 조지아 가정식과 와인을 함께 제공해 지역 문화를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겨울철, 눈이 소복히 쌓인 카즈베기는 마치 동화 속 세계처럼 변모하며, 설경 속 산장을 배경으로 따뜻한 카차푸리와 차차(조지아 전통 증류주)를 즐기는 경험은 잊을 수 없습니다.

무츠헤타: 조지아 정체성의 뿌리, 무츠헤타

트빌리시 북서쪽 불과 20km 거리에 위치한 무츠헤타(Mtskheta)는 조지아의 고대 수도이자, 종교적 중심지로 현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도시입니다. 이곳은 조지아 정교회의 발상지로 알려져 있으며, 국가 역사와 종교 정체성이 시작된 공간이기도 합니다. 도심에서 약 30~40분 거리로 접근성이 좋아 반나절 일정으로 다녀오기 매우 좋습니다.

무츠헤타의 상징은 단연 스베티츠호벨리 대성당(Svetitskhoveli Cathedral)입니다. ‘생명의 기둥’이라는 뜻의 이 성당은 11세기에 건축되었으며, 조지아 건축 양식의 대표작으로 손꼽힙니다. 성경에 따르면 예수의 옷이 이곳에 묻혀 있다고 전해지며, 수많은 조지아 신자들에게는 신성한 순례지로 여겨집니다. 성당 내부에는 천장까지 닿는 웅장한 아치, 벽화, 성물 보관소가 있으며, 수백 년간 이어진 종교의 힘이 공간을 압도하는 느낌을 줍니다.

또 하나의 명소는 자바리 수도원(Jvari Monastery)입니다. 아라기비 강과 쿠라 강이 만나는 지점 위 언덕에 자리 잡은 이 수도원은 6세기에 지어진 건물로, 조지아 최초의 십자가가 세워졌다고 전해집니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무츠헤타 전경은 조지아 여행 사진 중 가장 유명한 앵글 중 하나로, 해질 무렵 방문하면 붉게 물든 풍경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순간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무츠헤타는 도시 자체가 작고 아기자기해서 도보로 대부분의 관광을 소화할 수 있습니다. 시내에는 전통 수공예품 상점, 와인샵, 기념품 가게들이 밀집해 있으며, 조지아의 대표 길거리 음식인 로바니(양파빵)나 추르첼라(호두·포도 간식)도 이곳에서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음식점은 현지 전통 요리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있어 부담 없이 맛보기에 좋습니다.

트빌리시에서 접근은 택시, 미니버스, 가이드 투어 등 다양하며, 오후 일정이 여유롭다면 무츠헤타 – 고리 – 우플리스치헤(동굴 도시)까지 연결하는 중부 조지아 일정을 추천드립니다.

보드베: 조용한 성지, 보드베와 로맨틱 시그나기

트빌리시에서 약 110km 동쪽에 위치한 보드베(Bodbe)는 조지아에서 가장 신성하게 여겨지는 여성 성인 ‘성 니노’의 무덤이 있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조지아에 기독교를 전한 인물로 여겨지는 성 니노는 조지아 정교회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이며, 그녀의 영혼이 깃든 장소로 알려진 보드베 수도원은 전국에서 많은 순례자들이 찾는 장소입니다.

보드베 수도원은 언덕 위에 위치해 있어, 넓게 펼쳐진 알라자니 계곡(Alazani Valley)과 카헤티 지역의 포도밭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탁월한 뷰포인트이기도 합니다. 수도원 내부는 여성 수녀들이 관리하고 있으며,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명상과 기도를 하기에 최적입니다. 근처에는 성 니노의 기적수라 불리는 성수터가 있는데, 많은 이들이 생수를 떠가기도 합니다.

보드베와 함께 반드시 들러야 할 장소는 시그나기(Sighnaghi)입니다. 사랑의 도시라는 별명을 가진 이곳은 유럽풍 건축과 붉은 기와지붕, 석양이 아름다운 성벽길로 유명합니다. 도시 전체가 언덕에 자리 잡고 있어 어디서든 드넓은 카헤티 평야가 보이며, 거리마다 예쁜 벽화와 와인바, 갤러리가 있어 여유롭게 걸으며 감상하기 좋습니다.

시그나기에서 가장 인기 있는 활동 중 하나는 전통 와이너리 투어입니다. 카헤티는 조지아 와인의 본고장으로, 시그나기 근처에는 수많은 가족 와이너리와 와인박물관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Pheasant’s Tears, Okro’s Wines 같은 곳에서는 조지아 전통의 크베브리(Qvevri) 방식으로 발효한 와인을 시음할 수 있으며, 예약하면 셰프와 함께하는 식사와 페어링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시그나기에서는 결혼식장도 유명합니다. 조지아에서는 ‘언제든지 결혼할 수 있는 도시’로 마케팅되어 있어, 실제로 매년 수많은 커플이 이곳에서 웨딩을 올립니다. 여행 중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싶은 커플들에게는 로맨틱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트빌리시에서 보드베와 시그나기는 일일 투어로도 가능하지만, 1박 2일로 여유롭게 여행한다면 밤하늘의 별빛과 조용한 시골 마을의 정취까지 누릴 수 있어 더욱 추천드립니다.

트빌리시는 현대적인 감성이 가득한 화려한 도시 풍경을 자랑합니다. 하지만 진짜 조지아의 정취는 트빌리시 근교에 위치한 도시에서 더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카즈베기의 눈 덮인 산과 고요한 교회, 무츠헤타의 종교적 역사와 문화, 보드베와 시그나기의 영성 그리고 낭만까지. 이 세 가지 루트는 서로 다른 테마를 지니면서도 조지아라는 나라가 가진 정체성을 조화롭게 보여주는 여행지입니다.

이 근교 여행을 통해 여러분은 단순한 관광객이 아닌 ‘경험자’로서 조지아의 깊이를 체감하게 될 것입니다. 단 며칠의 일정이라도 이 루트를 따라가 보세요. 풍경은 눈을 감싸고, 역사는 마음을 울리며, 사람들은 따뜻하게 다가올 것입니다. 다음 조지아 여행의 중심을 트빌리시에서 조금만 벗어나 보세요. 더 많은 이야기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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