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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이 마담 (극장 흥행, 엄정화 연기, 가족 코미디)

by heeya97 2026.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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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이 마담

<오케이 마담>은 정말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한 흥행 실패작일까요? 2020년 8월 개봉 당시 이 영화는 200만 관객 손익분기점을 목표로 했지만 최종 122만 명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4년 뒤인 2024년 후속작 제작이 발표되면서 업계는 술렁였습니다. 극장 흥행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이 영화의 생명력은 어디서 나온 걸까요? 저는 개봉 당시 극장에서 이 영화를 봤고, 이후 TVING에서 재관람까지 했는데, 두 번의 관람 경험이 완전히 달랐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코로나19가 앗아간 극장 흥행, 하지만 살아남은 작품성

<오케이 마담>의 흥행 실패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변수가 바로 코로나19 재확산입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데이터를 보면, 개봉 첫 주(2020년 8월 12일~18일) 누적 관객은 95만 명을 넘어서며 순항했습니다(출처: 영화진흥위원회). 그러나 8월 19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면서 일일 관객수가 3만 명대로 급감했습니다. 2주차 주간 합계는 20만 명 선에 그쳤고, 3주차에는 4만 명대로 추락했습니다. 저는 개봉 3일차에 극장을 찾았는데, 당시만 해도 객석 점유율이 70%는 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일주일 뒤 지인이 같은 영화를 보러 갔을 때는 상영관에 관객이 10명도 채 안 됐다고 하더군요. 여기서 '극장 상영 중단(theatrical run)'이라는 개념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극장 상영 중단이란 개봉 후 일정 기간이 지나 일일 관객수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배급사와 극장이 협의해 상영을 종료하는 것을 말합니다. <오케이 마담>은 개봉 4주 만에 대부분의 상영관에서 내려갔는데, 평상시라면 최소 5~6주는 버텼을 작품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완전한 실패작으로 남지 않은 이유는 2차 시장의 선방 때문입니다. 제작사 사나이픽처스는 2024년 6월 후속작 제작을 공식화했는데,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IPTV와 OTT 플랫폼에서의 VOD 수익이 극장 흥행 손실을 상쇄했다고 합니다(출처: 씨네21). 실제로 저도 TVING에서 이 영화를 다시 봤을 때 댓글창에 "이제야 봤는데 왜 극장에서 못 봤을까" 같은 반응이 수백 개 달린 걸 확인했습니다.

오케이 마담 속 엄정화의 액션 연기, 홍콩 느와르의 한국적 재해석

이 영화의 가장 큰 자산은 역시 엄정화의 액션 연기입니다. <오케이 마담>은 제목부터 1980~90년대 홍콩 액션 영화 <예스 마담(Yes, Madam)> 시리즈에 대한 오마주를 노골적으로 드러냅니다. 당시 양자경, 미셸 요가 주연한 이 시리즈는 '여성 액션 히어로'라는 장르를 개척한 선구적 작품이었죠. 여기서 '장르 컨벤션(genre convention)'이라는 용어가 등장하는데, 이는 특정 장르가 오랜 시간 축적해온 관습적 요소들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액션 코미디라면 당연히 갖춰야 할 기본 문법 같은 것입니다. <오케이 마담>은 이런 장르 컨벤션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한국적 정서를 가미했습니다. 주인공 이미영(엄정화 분)은 영천시장에서 꽈배기를 파는 평범한 아줌마지만, 과거 북한 최정예 요원 '목련화' 최귀순이었다는 설정입니다. 저는 초반 시장 신에서 미영이 꽈배기 반죽을 꼬는 손놀림을 보고 "저게 나중에 액션으로 이어지겠구나" 예감했는데, 실제로 중반부 기내 액션 신에서 그 복선이 회수됩니다. 승무원 스카프를 무기처럼 휘두르는 장면이나 기내식 카트로 적을 제압하는 장면은 '즉흥 무기(improvised weapon)' 활용의 교과서적 사례입니다. 즉흥 무기란 원래 무기가 아닌 일상 도구를 전투에 활용하는 것을 말하는데, 제이슨 본 시리즈에서 잡지와 볼펜으로 싸우는 장면이 대표적입니다. 다만 액션 신에서 대역 사용이 너무 티 났다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썬캡으로 얼굴을 가렸지만 체형 자체가 엄정화와 달라서 몰입이 깨지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엄정화 본인이 직접 소화한 액션만으로도 충분히 볼거리가 있었습니다. 특히 복도에서 펼쳐지는 근접 격투 신은 '클로즈 쿼터 컴뱃(Close Quarters Combat, CQC)' 기법을 잘 살렸는데, 이는 좁은 공간에서의 전투 기술을 뜻하며 실제 특수부대 훈련 과목이기도 합니다.

북한 소재의 피로도와 가족 코미디의 균형

<오케이 마담>이 받은 가장 큰 비판은 '북한 요원' 소재의 반복 사용입니다. <의형제>(2010), <은밀하게 위대하게>(2013), <공조>(2017) 등 2010년대 내내 한국 영화는 북한 요원이 남한에 정착하는 이야기를 반복 소비했습니다. 이는 '내러티브 클리셰(narrative cliché)'라는 문제를 낳는데, 내러티브 클리셰란 이야기 구조가 너무 많이 반복돼 신선함을 잃은 상태를 말합니다. 마치 "기억을 잃은 주인공"이나 "알고 보니 쌍둥이였다" 같은 막장 드라마 공식처럼, 관객이 전개를 예측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실제로 저는 영화 초반 미영의 손놀림이 심상치 않게 그려질 때 "이 사람 과거에 뭔가 있구나"라고 바로 짐작했습니다. 그리고 "북한 요원이겠지"라는 예상도 크게 빗나가지 않았습니다.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KMDb)에 따르면, 2010년 이후 개봉한 한국 영화 중 북한 관련 소재를 다룬 작품은 연평균 5편 이상입니다(출처: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이런 높은 빈도가 소재 피로도를 누적시킨 것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기존 작품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가족 코미디' 요소의 결합입니다. 남편 오석환(박성웅 분) 역시 전직 국정원 요원이라는 설정, 그리고 딸 나리(정수빈 분)가 부모의 정체를 모르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은 신선했습니다. 특히 박성웅이 보여준 '무능한 아빠' 연기는 그의 기존 강한 이미지와 대비되며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석환이 적들에게 얻어맞기만 하는 장면에서 "액션 영화인데 남자 주인공은 왜 저러지?"라고 생각했는데, 돌이켜 보니 그게 이 영화의 의도였습니다. 여성 주인공을 중심에 두기 위해 남성 주인공의 역할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것이죠. 다만 후반부로 갈수록 가족애를 지나치게 강조하면서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타당합니다. 악당 리철승(이상윤 분)이 미영에게 "같이 가자"고 설득하는 장면부터는 서사가 느슨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영화 평론가 이동진은 이 영화에 별 2개를 주며 "뼈를 쑤시는 허풍과 재롱"이라고 평했는데, 바로 이런 톤의 불균형을 지적한 것으로 보입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엄정화라는 배우의 존재감이었습니다. 50대에 접어든 여성 배우가 액션 영화의 중심에 서는 것 자체가 한국 영화계에서는 드문 일입니다. 비록 극장 흥행은 코로나19라는 악재로 목표에 미치지 못했지만, 2차 시장에서의 선전과 후속작 제작 결정은 이 영화가 가진 잠재력을 증명합니다. 완벽한 작품은 아니지만, 여성 액션 히어로라는 장르적 시도와 엄정화-박성웅의 호흡만으로도 충분히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였습니다. 앞으로 개봉할 <오케이 마담 2>가 전편의 아쉬움을 어떻게 보완할지 기대가 됩니다.


참고: https://namu.wiki/w/%EC%98%A4%EC%BC%80%EC%9D%B4%20%EB%A7%88%EB%8B%B4, https://www.youtube.com/watch?v=wF9lccGnqq8, www.cine21.com, www.maxmovie.com, www.kmdb.or.kr, 이동진의 영화 가이드: <오케이 마담> 별점 및 한줄평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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