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테보리(Göteborg)는 스웨덴 제2의 도시로, 수도 스톡홀름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서쪽 해안 도시입니다. 대도시이면서도 여유롭고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으며, 특히 지역별로 뚜렷한 개성과 감성이 살아 있어 여행의 밀도를 높여줍니다. 예테보리는 단순히 유명 관광지를 순회하는 데서 끝나는 도시가 아닙니다. 도심을 트램으로 연결하며 골목과 시장, 카페, 예술 공간을 천천히 탐방하는 것이 진짜 이 도시를 느끼는 방식입니다. 그중에서도 하가(Haga), 린네(Linné), 마요르나(Majorna) 세 지역은 예테보리를 처음 찾는 여행자에게 꼭 추천되는 주요 지역입니다. 각 구역은 거리의 분위기, 건축양식, 음식 문화, 예술적 감각이 뚜렷하게 달라 다양한 테마 여행을 구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예테보리의 대표 지역들을 중심으로 그 매력을 정리하고, 동선을 고려한 여행 팁까지 안내해 드립니다.
하가 거리에서 만나는 예테보리의 고풍스러운 일상
하가(Haga)는 예테보리에서 가장 오래된 주거 지역 중 하나로, 17세기 말부터 형성된 이 구역은 현재도 고풍스러운 목조 건물과 자갈길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하가는 예테보리의 ‘올드타운’이라 불릴 정도로 지역 정체성이 강하며, 많은 로컬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기는 장소입니다. 하가의 중심은 ‘하가 나이야 거리(Haga Nygata)’로, 이곳에는 수제 브런치 카페, 빈티지 숍, 수공예 상점, 북유럽 스타일 인테리어 샵 등이 줄지어 있어 걷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유명한 명물 중 하나는 ‘하가불레(Hagabulle)’라는 이름의 대형 시나몬번입니다. 이 시나몬번은 머리보다 큰 크기로 유명하며, ‘카페 후스아렌(Café Husaren)’에서 맛볼 수 있습니다. 하가를 걷다 보면 느긋하게 앉아 있는 현지인들과 반려동물을 데리고 산책하는 가족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젊은 예술가들의 모습이 어우러지며 예테보리 특유의 느슨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전달합니다. 하가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한 ‘스코스카스산(Skansen Kronan)’은 과거 방어용 요새였으며, 언덕을 따라 오르면 예테보리 도심 전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멋진 전망이 펼쳐집니다. 특히 일몰 시간대에 올라가면 황금빛 도시와 붉은 지붕이 어우러진 절경을 감상할 수 있어 사진 애호가에게도 추천됩니다. 하가는 예테보리의 과거와 현재, 전통과 트렌드가 만나는 공간으로, 하루 중 가장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입니다.
린네 지역의 감성 카페와 로컬 문화 체험
하가와 인접한 린네(Linné)는 예테보리에서 가장 활기차고 젊은 에너지가 넘치는 동네 중 하나입니다. 공식 명칭은 린네스타덴(Linnéstaden)이지만, 현지에서는 줄여서 린네라고 부릅니다. 이 지역은 다양한 국적과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며, 그만큼 음식, 패션, 예술 면에서도 개방적이고 독창적인 분위기를 자랑합니다. 거리의 중심은 ‘린네가탄(Linnégatan)’으로, 예테보리 내에서도 가장 바쁜 스트리트 중 하나입니다. 트램과 버스가 밀집해 있고, 양 옆으로 수많은 레스토랑, 북유럽 감성의 카페, 로컬 바, 디자인 숍이 늘어서 있어 하루 종일 머물러도 지루하지 않은 곳입니다. 린네의 큰 장점은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공간이 공존한다는 것입니다. 아침에는 아기자기한 베이커리에서 커피와 크로와상을 즐기고, 낮에는 중고 서점이나 공예품 상점을 둘러보며 지역 문화를 체험하고, 저녁에는 루프탑 바나 와인바에서 현지인들과 어울리는 라이프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에커레 브런치 카페(Ekkeré Brunch & Café)’나 ‘Kafé Magasinet’은 SNS에서 핫한 장소로, 식물과 자연광이 어우러진 인테리어와 건강한 메뉴로 많은 여행자들이 방문합니다. 또한 린네는 예테보리의 대표 공원인 ‘슬로트스코겐 공원(Slottsskogen Park)’과도 가까워 도보 이동이 가능합니다. 이 공원은 동물원, 피크닉 존, 조깅 트레일, 박물관까지 갖춘 복합 자연 공간으로, 현지인들의 일상 속 쉼터이자 관광객에게는 리프레시 포인트가 됩니다. 특히 여름에는 각종 야외 음악 행사와 플리마켓도 열려 린네의 생동감 넘치는 문화를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이처럼 린네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예테보리의 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하고 싶은 이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지역입니다.
마요르나에서 즐기는 예술과 해안 산책로
예테보리의 서쪽 끝에 위치한 마요르나(Majorna)는 예술과 커뮤니티 정신이 살아 있는 감성 지역입니다. 과거에는 선원과 노동자들이 많이 살던 항구 도시의 일환이었지만, 지금은 젊은 예술가, 사회운동가, 가족 단위 주민들이 모여 살아가는 다채로운 분위기의 지역으로 변모했습니다. 이곳은 상업화된 관광지보다 로컬 감성과 일상의 진정성을 느끼고 싶은 여행자에게 적합한 공간입니다. 마요르나의 대표 거리 중 하나는 ‘칼라나 거리(Klippan)’로,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이 산책길은 스웨덴 서쪽 바다와 아름다운 항구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명소입니다. 길을 걷다 보면 ‘로스터리 카페(Röda Sten Art Centre)’라는 독특한 예술 공간을 만나게 되는데, 이곳은 옛 산업시설을 리모델링한 현대미술 갤러리로, 내부에는 전시 공간, 북스토어, 카페가 함께 있어 하루 종일 머물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입니다. 벽면에는 스트리트 아트와 그래피티가 가득하고, 실험적 작품들도 많아 예술적 자극을 받고 싶은 여행자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마요르나에서는 로컬 마켓도 즐길 수 있습니다. 주말에 열리는 ‘마요르나 벼룩시장(Majorna Loppis)’에서는 핸드메이드 소품, 빈티지 의류, 지역 농산물 등이 판매되며, 단순한 쇼핑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삶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됩니다. 또한 근처에는 ‘채플 힐(Chapel Hill)’과 같은 작은 전망대도 있어 일몰을 감상하거나 조용한 산책을 하기에 제격입니다. 마요르나는 예테보리에서 가장 자유롭고 창의적인 에너지가 흐르는 동네로, 소외된 공간을 예술과 공동체로 재해석한 도시 재생의 대표 사례이기도 합니다. 여행자가 예테보리의 겉모습만이 아니라 내면의 정체성과 정신을 느껴보고 싶다면 마요르나는 반드시 걸어봐야 할 거리입니다.
예테보리는 작지만 지역별로 색다른 매력을 간직한 도시입니다. 하가의 전통과 빈티지, 린네의 젊음과 창의성, 마요르나의 예술과 공동체 정신은 예테보리의 다층적인 매력을 구성하며, 각각의 지역이 하나의 소도시처럼 개별적인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이 세 지역을 연결한 여행 코스는 대중교통으로도 쉽게 접근 가능하며, 도보로 여유롭게 둘러보기에도 무리가 없어 짧은 일정 속에서도 밀도 있는 여행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상업화된 관광 루트에서 벗어나 진짜 도시의 감성을 경험하고 싶은 여행자라면, 예테보리의 하가, 린네, 마요르나를 꼭 걸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