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벨라루스는 유럽의 숨겨진 보석이라 불릴 만큼 매력적인 여행지를 품고 있는 나라입니다. 관광지로는 비교적 덜 알려져 있지만, 그만큼 상업화되지 않은 순수한 도시 풍경과 역사, 예술, 자연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조용하고 깊이 있는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벨라루스의 도시별 여행은 각 지역의 특색이 뚜렷하게 드러나 여행의 다양성과 밀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수도 민스크는 현대적 도시 풍경과 소련 시대 유산이 어우러진 공간이며, 브레스트는 제2차 세계대전의 흔적과 벨라루스 저항정신을 상징하는 요새로 유명합니다. 예술의 도시 비텝스크는 마르크 샤갈의 고향으로, 감성적인 골목길과 미술관이 여행자를 맞이합니다. 이 세 도시를 중심으로 짜여진 일정은 벨라루스의 과거와 현재, 전통과 현대를 모두 체험할 수 있는 완성도 높은 루트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도시별 대표 코스를 중심으로 벨라루스를 깊이 있게 여행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민스크의 역사와 현대가 공존하는 도심 투어
민스크(Minsk)는 벨라루스의 수도이자 가장 큰 도시로, 현대적 건축과 역사적인 흔적이 교차하는 복합적인 공간입니다. 도시는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지만, 그 이후 철저하게 복구되며 계획도시 형태로 재구성되었습니다. 따라서 오늘날의 민스크는 깔끔하게 정돈된 거리와 웅장한 소련식 건물들이 인상적인 풍경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여행의 출발점은 ‘독립광장(Ploshchad Nezavisimosti)’입니다. 이곳은 민스크의 정치·행정 중심지로, 벨라루스 국립대학교, 독립궁전, 레닌 동상, 그리고 붉은 교회로 불리는 ‘성 시몬과 헬레나 성당’이 모여 있어 한눈에 민스크의 상징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광장에서 이어지는 ‘네미가 거리’는 과거 유대인 거주지였던 지역으로, 현재는 레스토랑과 쇼핑몰, 공공 미술이 조화를 이루며 젊은 층에게 인기 있는 거리로 탈바꿈했습니다. 이곳에서는 벨라루스 전통음식인 ‘드라니키(감자전)’나 ‘콜두니(고기만두)’ 등을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이 많으며, 카페 문화도 발달해 여행 중 휴식을 취하기 좋습니다. 민스크의 또 다른 매력은 ‘빅토리 광장’과 ‘전승박물관’입니다. 전승박물관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벨라루스의 투쟁과 희생을 다양한 전시물과 시청각 자료로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도시 외곽으로 나가면 ‘벨라루스 민속촌(Museum of Folk Architecture and Life)’에서 전통 가옥과 의복, 농기구를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습니다. 민스크는 도시 자체가 하나의 살아있는 역사 교과서이며, 동시에 현대 문명이 잘 녹아든 여행지로 초보자에게도 부담 없이 다가오는 벨라루스의 대표적인 도시입니다.
브레스트 요새와 기차역 중심 역사 코스
브레스트(Brest)는 벨라루스 서쪽 끝, 폴란드 국경과 접한 도시로, 유럽 역사 속 전략적 요충지였던 만큼 다양한 사건과 문화를 품고 있습니다. 특히 이 도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기습 공격을 끝까지 저항한 ‘브레스트 요새(Brest Fortress)’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 여행의 첫 번째 목적지는 바로 이 브레스트 요새입니다. 입구에 위치한 ‘별 모양 조형물’을 지나면 전쟁 기념관, 전투 흔적이 남은 건물들, 거대한 병사 조각상인 ‘용감한 자상’이 방문자를 맞이합니다. 요새 내부는 복원된 부분과 원형이 유지된 구역이 공존하여 당시 전장의 생생함을 느낄 수 있고, 전쟁 박물관에서는 전투 기록과 병사들의 개인 유품도 전시되어 있어 감동을 더합니다. 요새를 둘러본 뒤에는 도보로 이동 가능한 ‘브레스트 기차역(Brest Railway Station)’을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기차역은 과거 러시아 제국과 유럽 간 철도 연결의 주요 지점이었으며, 건축미와 역사성이 뛰어나 관광 명소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특히 유럽식과 러시아식 철도 궤도의 교차점을 상징하는 플랫폼은 철도 마니아뿐 아니라 일반 관광객에게도 흥미로운 볼거리입니다. 기차역 근처에는 브레스트 시립 박물관, 지역 전통 시장, 소규모 예술 전시관들이 모여 있어 여유롭게 도심 산책을 즐길 수 있습니다. 브레스트는 관광객이 몰리지 않는 한적한 도시 분위기와 함께, 역사적 깊이와 문화적 다층성을 갖춘 도시로서 역사에 관심 있는 여행자에게 최적화된 여행지입니다. 특히 폴란드 국경을 도보로 넘나드는 경험은 여권과 비자가 허락된다면 이색적인 여정이 될 수 있습니다.
비텝스크에서 만나는 벨라루스 예술 감성
비텝스크(Vitebsk)는 벨라루스 북동부에 위치한 중소도시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 마르크 샤갈(Marc Chagall)의 고향이자 벨라루스 예술의 수도로 불리는 곳입니다. 이 도시는 예술적 감성이 도시 전역에 퍼져 있어 관광보다는 문화 체험 중심의 여행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매우 적합한 장소입니다. 여행의 시작은 ‘마르크 샤갈 생가 박물관(Marc Chagall House Museum)’입니다. 작은 목조건물로 지어진 이 집은 샤갈이 어린 시절을 보낸 공간을 복원한 곳으로, 그의 초기 드로잉, 유년기 사진, 생활용품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박물관 인근에는 ‘샤갈 미술관(Marc Chagall Art Center)’이 있어 그의 다양한 시기별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며, 도시 자체가 그의 그림처럼 몽환적이고 감성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비텝스크는 매년 여름 ‘슬라브 바자르(Slavic Bazaar)’라는 국제 예술 페스티벌이 열리는 도시로도 유명합니다. 이 축제 기간 동안 다양한 국가의 전통 공연, 음악회, 거리 퍼레이드가 펼쳐지며 도시 전체가 문화의 장이 됩니다. 도심에서는 벨라루스 전통 목조 건축을 쉽게 볼 수 있으며, 카페와 공방, 미술학교들이 골목마다 이어져 있어 도보 여행에 최적화된 도시입니다. 특히 ‘우스펜스키 대성당(Assumption Cathedral)’에서는 도시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도 제공되어 조용한 휴식을 취하기에도 좋습니다. 여행 중에는 현지 작가들이 운영하는 작은 서점이나 수공예 가게에서 기념품을 구매해보는 것도 추천됩니다. 비텝스크는 조용하고 깊이 있는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예술과 일상이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인 여행지로 기억될 것입니다.
벨라루스의 민스크, 브레스트, 비텝스크는 서로 다른 역사, 문화, 감성을 품고 있어 여행자에게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합니다. 민스크는 수도로서 현대성과 과거를 동시에 보여주는 대표 도시이고, 브레스트는 격동의 전쟁사를 직접 마주할 수 있는 현장, 비텝스크는 예술과 감성이 살아있는 창의적 도시입니다. 이 세 도시를 연결한 여행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유럽 동쪽 끝자락의 숨겨진 이야기를 직접 보고 느끼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대중교통이 잘 발달돼 있고 물가도 유럽 내에서 저렴한 편이라 예산 부담도 적으며, 상업화되지 않은 진짜 유럽을 느끼고 싶은 여행자에게 벨라루스는 강력 추천할 만한 나라입니다. 단, 입국 시 비자 조건은 변동이 잦으므로 사전 확인은 필수입니다. 조용하지만 강렬한 여행을 원하신다면 지금 벨라루스를 주목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