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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이중성, 액션 연출, 클리셰 논란)

by heeya97 2026.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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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솔직히 저는 <마녀>를 처음 봤을 때 "이게 한국 영화 맞나?" 싶었습니다. 치매 걸린 엄마를 돌보며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는 평범한 고등학생이 사실은 유전자 조작(Genetic Modification)으로 탄생한 살인 병기였다는 반전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여기서 유전자 조작이란 인간의 DNA 염기서열을 인위적으로 편집하여 특정 능력을 부여하는 생명공학 기술을 의미합니다. 영화는 이 설정을 바탕으로 자윤(김다미)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를 흐리며 관객에게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서사적 개연성과 장르적 클리셰에 대한 논쟁도 불러일으킨 작품입니다.

자윤의 이중성: 약자에서 포식자로의 전복

영화 <마녀>의 가장 큰 매력은 주인공 구자윤이 보여주는 극적인 이중성입니다. 전반부에서 자윤은 치매에 걸린 양어머니를 걱정하고 사료값 때문에 고민하는 지극히 평범한 시골 소녀로 그려집니다. 저도 처음엔 그녀가 조직원들에게 쫓길 때 진심으로 마음을 졸이며 공감했습니다. 하지만 중반 이후 자윤이 "솔직히 기대 이상이네"라며 본색을 드러내는 순간, 그동안 느꼈던 연민은 순식간에 경외감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러한 서사 구조를 '전복 서사(Subversion Narrative)'라고 부릅니다. 쉽게 말해 관객의 예상을 정반대로 뒤집는 스토리텔링 기법입니다. 자윤은 피해자인 척 10년간 완벽하게 연기하며 조직을 속였고, 이는 기존 한국 영화에서 여성 캐릭터를 수동적 피해자로만 그렸던 관습을 정면으로 깨뜨렸습니다. 씨네21의 평론가들은 김다미 배우의 무표정한 얼굴과 폭발적인 액션의 대비가 "한국 액션 영화에서 보기 힘든 서늘한 쾌감을 준다"고 분석했습니다(출처: 씨네21). 자윤의 복수 서사는 자신을 도구로만 사용하려는 창조주들에게 되갚아주는 통쾌함을 선사하지만, 동시에 그녀의 행동이 정당화될 수 있는가라는 윤리적 질문도 던집니다. 저는 이 지점에서 영화가 단순한 액션물을 넘어선다고 생각합니다.

주요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피해자에서 포식자로의 극적 전환
  • 여성 캐릭터의 능동적 복수 서사
  • 무표정과 폭력의 강렬한 대비 연출

마녀  속 액션 연출의 성취와 서사적 개연성 논란

<마녀>의 액션 신은 한국 영화 역사상 손꼽히는 수준입니다. 좁은 복도에서 펼쳐지는 근접 전투, 초능력을 활용한 염동력(Telekinesis) 액션은 할리우드 수준의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여기서 염동력이란 물리적 접촉 없이 정신력만으로 물체를 움직이는 초능력을 뜻합니다. 박훈정 감독은 와이어 액션과 CG를 절묘하게 조합하여 현실감과 판타지를 동시에 잡아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화려한 액션 뒤에는 서사적 의문이 남습니다. 자윤의 계획은 자신을 TV에 노출시켜 조직을 유인한 뒤 실험실로 들어가 치료제를 얻는다는 것인데, 이는 사실상 도박에 가깝습니다. 만약 닥터 백이나 미스터 최가 자윤을 발견 즉시 사살했다면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을 테니까요. 저도 이 부분에서 "왜 조직은 이렇게 방심하지?"라는 의문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듀나 평론가는 자윤의 천재성을 강조하기 위해 빌런들의 대응이 다소 편의적으로 짜여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주인공의 압도적인 능력을 보여주려다 보니 대립 구도의 긴장감이 중반 이후 느슨해진 것입니다. 이러한 서사적 허점은 장르 팬들에게는 눈에 띄지 않을 수 있지만, 비평적 관점에서는 아쉬운 대목입니다. 또한 액션의 잔혹함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신체 훼손 장면이 서사의 깊이를 더하기보다는 시각적 충격에만 치중했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입니다. 뉴욕 타임스는 "액션의 정교함은 뛰어나지만, 폭력의 수위가 서사의 깊이를 대체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출처: The New York Times).

클리셰 답습과 시리즈로의 가능성

비평적으로 보자면 <마녀>는 할리우드의 '본 시리즈'나 일본 만화의 '강화인간' 모티프를 충실히 따르고 있습니다. 유전자 조작, 잃어버린 기억, 창조주와의 사투 등은 장르물에서 수없이 반복된 클리셔(Cliché)입니다. 여기서 클리셰란 너무 자주 사용되어 진부해진 표현이나 설정을 의미합니다. 박훈정 감독은 이를 한국적 배경(시골 마을,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옮겨와 차별화를 꾀했지만, 후반부 실험실 시퀀스에서는 기시감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초반의 신선함이 후반으로 갈수록 익숙한 장르 문법 속으로 수렴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유전자 조작 및 강화인간 모티프는 현대 대중문화에서 과학기술에 대한 불안과 인간 소외를 투영하는 대표적인 소재입니다(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하지만 이를 한국적으로 재해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녀>는 시리즈물로서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줍니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등장하는 백 총괄의 쌍둥이 자매와 또 다른 실험체는 후속작을 예고하며 세계관 확장의 여지를 남겼습니다. 자윤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 그녀를 만든 근본적인 실험체가 누구인지에 대한 궁금증은 관객들을 시리즈의 팬으로 남게 만드는 원동력입니다. 장르적 한계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강화인간 모티프의 익숙한 반복
  • 후반부 실험실 시퀀스의 기시감
  • 한국적 재해석의 아쉬움

결국 <마녀>는 한국 영화 시장에 초능력 액션이라는 신선한 충격을 던진 작품입니다. 서사적 개연성이나 클리셰 답습에 대한 아쉬움은 남지만, 김다미라는 배우를 발굴하고 한국형 히어로 무비의 가능성을 연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저는 자윤의 여정이 앞으로 어디로 향할지, 그녀 안의 인간성이 본능을 이길 수 있을지 계속해서 지켜보고 싶습니다.


참고: https://namu.wiki/w/%EB%A7%88%EB%85%80(2018), https://namu.wiki/w/%EB%A7%88%EB%85%80%20%EC%8B%9C%EB%A6%AC%EC%A6%88/%EB%93%B1%EC%9E%A5%EC%9D%B8%EB%AC%BC, https://namu.wiki/w/%EB%A7%88%EB%85%80%20%EC%8B%9C%EB%A6%AC%EC%A6%88/%EC%A4%84%EA%B1%B0%EB%A6%AC, https://namu.wiki/w/%EB%A7%88%EB%85%80%20%EC%8B%9C%EB%A6%AC%EC%A6%88/%EC%84%A4%EC%A0%95, https://www.youtube.com/watch?v=_EWIe0PjQ6g, 씨네21, 듀나의 영화 낙서판, The New York Times, 한국학중앙연구원, K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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