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꾼 (현실 밀착 설정, 반전, 캐릭터 활용)

by heeya97 2026.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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꾼

저는 2017년 11월, 극장에서 <꾼>을 처음 봤을 때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까지도 "저 사람이 진짜 배신자였나?" 하는 의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현빈과 유지태라는 두 배우의 조합만으로도 기대가 컸던 영화였지만, 막상 보고 나니 속고 또 속는 이야기 구조가 묘한 쾌감과 동시에 혼란을 안겨줬습니다. 사기꾼을 잡기 위해 사기꾼들이 뭉친다는 설정 자체는 신선했지만, 과연 이 영화가 진짜 관객을 설득했는지에 대해서는 지금도 의견이 갈립니다.

꾼, 조희팔 사건을 모티브로 한 현실 밀착형 설정

영화 <꾼>은 실제 사건인 조희팔 다단계 사기 사건을 모티브로 합니다. 여기서 '폰지 사기(Ponzi Scheme)'란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을 돌려주는 방식의 사기 수법을 의미합니다(출처: 금융감독원). 조희팔은 2000년대 중반 약 4조 원대의 피해를 낸 뒤 해외로 도주했고, 지금까지도 그의 행방은 오리무중입니다. 저는 이 사건을 뉴스로 접했을 때 "저런 사람이 어떻게 법망을 빠져나갈 수 있지?" 하는 분노를 느꼈습니다. 영화 속 장두칠이라는 캐릭터는 바로 그 조희팔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인물입니다. 수많은 피해자가 생겼지만 권력층의 비호로 사라진 사기꾼, 그리고 그를 잡기 위해 또 다른 사기꾼들이 뭉친다는 설정은 관객에게 "사적 복수"라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합니다. 한국영화진흥위원회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개봉 당시 관객 400만 명을 돌파하며 손익분기점을 훌쩍 넘긴 이유도 바로 이 지점에 있습니다(출처: 영화진흥위원회). 법이 해결해주지 못하는 정의를 영화 속에서나마 실현하고 싶은 대중의 열망이 흥행으로 이어진 것이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서사 구조의 명암

<꾼>은 전형적인 '케이퍼 무비(Caper Movie)' 구조를 따릅니다. 케이퍼 무비란 범죄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관객에게 짜릿한 긴장감과 반전을 선사하는 장르를 뜻합니다. 영화는 황지성(현빈)과 박희수 검사(유지태)가 손을 잡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서로를 이용하려는 숨은 의도가 깔려 있습니다. 저는 영화를 보는 내내 "누가 진짜 배신자인가?" 하는 의심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특히 중반부터는 반전이 너무 잦아서 오히려 몰입이 깨지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한 번의 반전은 충격적이지만, 반전이 세 번, 네 번 반복되면 관객은 "아, 또 속이는구나" 하고 예측하게 됩니다. 영화의 핵심은 다음과 같은 질문들로 압축됩니다:

  • 황지성은 처음부터 박희수를 속일 계획이었나?
  • 곽승건(박성웅)은 언제부터 황지성 편이었나?
  • 장두칠은 정말 살아있나?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은 영화 후반부에 한꺼번에 쏟아지지만, 그 과정에서 관객이 느끼는 혼란이 긴장감보다 크다면 이는 서사 구조의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빛났지만 캐릭터 활용은 아쉬워

현빈은 사기꾼 황지성 역을 맡아 다양한 변신을 시도합니다. 사기를 칠 때는 능글맞고, 복수를 다짐할 때는 냉정하며, 위기에 몰렸을 때는 순간적으로 기지를 발휘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솔직히 제가 느낀 현빈의 연기는 "나쁘지 않지만 완벽하지도 않다"는 평가를 내리고 싶습니다. 사기꾼 특유의 유들유들한 느낌보다는 정의로운 복수자의 이미지가 더 강하게 느껴졌거든요. 반면 유지태는 이 영화에서 가장 빛나는 배우였습니다. 겉으로는 정의로운 검사지만 속으로는 권력을 탐하는 '위선자'의 모습을 완벽하게 소화했습니다. 특히 그의 서늘한 눈빛과 냉소적인 미소는 관객으로 하여금 "이 사람, 정말 믿어도 되나?" 하는 의심을 끊임없이 불러일으킵니다. 배성우(고석동 역)와 나나(춘자 역)는 팀원으로서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지만, 캐릭터의 깊이가 다소 얕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나나의 경우 미인계를 쓰는 전형적인 '여성 사기꾼' 클리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들의 과거나 사기꾼이 된 이유가 좀 더 구체적으로 드러났다면 훨씬 입체적인 캐릭터가 되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결말에 남은 질문, 장두칠은 정말 살아있나

영화는 열린 결말로 끝납니다. 장두칠이 외국 어딘가에서 철통 경호를 받으며 여전히 살아있다는 암시를 남기죠. 저는 이 장면을 보면서 "그럼 결국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네?" 하는 허무함을 느꼈습니다. 물론 이는 의도된 연출일 겁니다. 현실에서도 조희팔은 여전히 잡히지 않았고, 권력형 사기는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으니까요.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사기꾼은 언제나 존재하고, 그들을 비호하는 권력 또한 사라지지 않는다." 이는 단순한 오락 영화를 넘어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씨네21의 평론에서도 언급되었듯, <꾼>은 "사기꾼들의 세계를 빌린 권력 풍자극"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결국 <꾼>은 완벽한 영화는 아닙니다. 반전에 의존한 서사 구조와 다소 평면적인 캐릭터 활용은 분명한 약점입니다. 하지만 현빈과 유지태의 연기, 그리고 조희팔 사건이라는 현실 밀착형 소재는 관객에게 충분한 몰입감을 제공합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사기꾼을 잡는 건 결국 또 다른 사기꾼밖에 없구나" 하는 씁쓸한 현실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법이 해결하지 못하는 정의는 과연 누가 실현할 수 있을까요?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여전히 관객의 몫으로 남아 있습니다.


참고: https://namu.wiki/w/%EA%BE%BC(%EC%98%81%ED%99%94), https://www.youtube.com/watch?v=d1Jj1p4bBdk, 씨네21 (Cine21): "[비평] <꾼>, 사기꾼들의 세계를 빌린 권력 풍자극" - 임수연 기자 평론 (2017.11) | http://www.cine21.com, 맥스무비 (MaxMovie): "반전에 반전을 더하다, <꾼> 캐릭터와 플롯 분석" - 조현주 기자 (2017.11) | http://www.maxmovie.com, 영화진흥위원회 (KOFIC): <꾼> 제작 보고서 및 한국 범죄 오락 영화의 흥행 공식 분석 데이터베이스 | http://www.kobis.or.kr, 한국영상자료원 (KOFA): 장창원 감독 인터뷰 - "속고 속이는 인간의 본성을 렌즈에 담다" 아카이브 | http://www.koreafilm.or.kr, 학술지 논문 (RISS): "한국 케이퍼 무비의 서사 구조 연구: 영화 <꾼>과 <도둑들>을 중심으로" - 관련 사례 분석 참조 | http://www.ris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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